벌써 10년 :: Guitar ::

오랜만에 그 동안 밀렸던 탑밴드 동영상을 다운받아서 보던 중이었다. 탑밴드에서 한창 인기몰이를 했던 게이트플라워즈의 보컬을 보면서 어딘가 익숙하다는 느낌을 난 받아왔었다. 하지만 그를 이미 뮬에서도 봤던 적이 있기에, 뮬에서 봤나보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8강 공연에서 Paint it Black 을 부른 그를 보고 김종진이 Pearl Jam의 Eddie Vedder를 언급하는 순간 난 뭔가 '헉!' 했다. '아..이거 어디선가 들어본 소린데...' '그러고 보니 저 보컬 낯이 익은데...' '니가 부르는 모습을 보면 펄 잼의 에디 배더가 환생해서 돌아온 것만 같다' 라는 말...

군대를 제대하자마자 2002년 쌈싸페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적이 있다. 밴드도우미 였는데 당시 흠뻑 빠져있던 자우림의 밴드도우미가 되지 못해 조금 실망해 있던 차였다. 내가 맡은 밴드는 '음프로젝트'라는 인디밴드. 숨은 고수 선발전에서 뽑혀서 쌈싸페에 진출한 팀. 말 그대로 정식으로 함께하는 밴드는 아니고 잠깐 뭉친 프로젝트 밴드였다.

리허설때부터 그들과 함께하면서 조금씩 친해지게 되었고,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연락을 주고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자신들의 공연에 초대해 주었다. (보컬 음양을 제외한 나머지 기타/베이스/드럼의 원 소속밴드가 따로 있었다) 그 공연을 혼자 가게 된 것이 나의 홍대진출의 첫 발검음이었다.

그 공연이 바로 홍대 슬러거에서 진행된 밴드 '쩝'의 공연이었다. 그리고 그 밴드의 보컬이 바로 지금 게이트플라워즈의 '박근홍' 이라는 걸 난 오늘 기억해냈다. 너무 인상적이라서 잊을 수 없는 목소리. 하지만 그 당시는 머리가 정말 짧았었고, 지금은 머리가 길어서 한 번에 알아보질 못했다.

설마 설마 하면서 아직도 가입되어져 있는 쩝밴드의 팬카페에 오랜만에 들어가봤다. 쩝밴드는 아직 활동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아닌가...하고 네이버를 뒤져봤다. 역시 그는 쩝과 게이트플라워즈를 오가다 2009년 게이트플라워즈로 정착한 걸로 보인다. 쩝의 나머지 멤버들은 그대로 인걸로 보이는데...

왠지 모를. 정말 왜 그런지 모를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왜 그럴까. 그가 공연하는 걸 내가 눈앞에서 직접 봤고 그 당시 다섯명이 채 되지 않는 손님 중의 하나가 나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서, 2002년 성대에서의 기억이 갑자기 물밀듯이 너무나 갑자기 몰려든다. 그리고 그 이후의 모든 기억들이 너무나 갑자기 밀려온다.

그 때와 같이 음악을 계속 하면서 지금의 자리에 있는 한 보컬, 그리고 이도 저도 아닌 일상에 지쳐가는 나. 하지만 또 다른 면으로는 그 보컬과 함께 했던 다른 멤버들, 그리고 나. 2002년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인디밴드들이란 이런 사람들이구나. 밴드란 이런 거구나. 음악이란 거구나. 락페스티벌이란 이런거구나. 라는 수 많은 사실들을 한 꺼번에 알게되었던 시절.

그러고보니 벌써 10년이나 지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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